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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잡감

[잡감@]수면제로 졸피뎀을 처방 받은 날 + 푸바오에게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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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통증으로 수시간의 잠도 쉬이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오늘 아침 병원을 찾았는데...

 

통증으로 잠을 잘수 없다고 했더니...소염진통제, 위장약 등과 함께 수면제를 처방해주었다. 

 

약국에서 처방전을 주고 약을 받다 우연히 본 글씨. 

'졸피드정~~'? 뭐??? 혹시나 해서 여쭤봤다.

"수면제 이거 혹시 졸피뎀인가요?" 약국 어르신께 여쭈었더니 그렇단다. 

"가급적 숙면을 방해하는 카페인이나 그런건 피하시고, 수면제는 가급적 복용하지 않도록.."이라고 말씀하셨다. 

 

졸피뎀의 부작용은 방송 등을 통해 접한적이 있는데다 위험한 녀석이란건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 며칠 먹는 분량 밖에 안되긴 하지만, 그냥 바로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렸다. (오늘도 숙면을 취하기는 힘들겠거니 한다~)

 

# 1

세 번 약을 꼬박 챙겨먹은 하루. 처방받은 약효도 그닥 오래 가질 않는다. 통증이 거의 사라지지 않는 상황.

욱신거리면서 저리고, 또 말로 표현하기 힘든 통증을 느끼며 매일미사를 드리려고컴퓨터 앞에 앉았다. 

미사를 드린 후에 ... 유튜브에서 보곤하는 귀요미 푸바오 영상을 켰다. 

에버랜드 에서 무럭무럭 커 나가고 있는 푸바오 영상을 보다가 ....

쌩뚱맞겠지만, 몸에 이상이 생긴 이후, 나의 열흘여를 돌아봤다. 

 

이하 이미지 출처: 에버랜드 유튜브 캡쳐

 

육체적인 불편함과 통증이 점점 커져 온 시간이었고, 지금도 손가락 두개를 제대로 쓰질 못하니 해야할 일들은 물론이요 매일 읽어나가던 영적독서며 기도생활까지도 흐트러져 버린 나약한 나를 다시금 마주한 시간이었다. 

 

그런 나에게 오늘, 푸바오가 이젠 안떨어지고 나무를 곧잘 타고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

마치 나에게 "이거 봐봐~ 나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마구마구 떨어져도 또 오르려 노력하잖어~"

그러는 것 같더라 ㅎㅎ

 

 

 

판다곰은 본능적으로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인데, 그걸 보고 "배운다"는 표현을 쓰는건 억지 아니냐? 싶겠지만...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우리는, 본능적으로 하느님을 찾고 향하게 되어 있기에 푸바오가 나무에서 떨어진 순간과 내가 '아차'하고 하느님께로 향하는 시선을 놓고 있었음을 깨달은 순간은 그닥 큰 차이가 없지 싶다. 

그리고...이제 남은 것은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니까~

 

 

 

# 2

 

나의 수없이 많은 약함들.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약함들 가운데에는 이제 내가 제법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는가 하면, 여전히 어떤 것들은 '성찰거리'로 부여잡고 있지 않으면(특별성찰) 의식조차 하지 못한 가운데 또 고해성사 거리를 만들어 버리게 되는 것들도 있다.  

지난 열흘동안 나를 습격한 '나태함' 또한 나의 약함 가운데 하나임이 분명한데...몸이 어딘가 고장나거나 하면 여지없이 그녀석도 살아나 만사를 귀찮아하게 만들어버린다. 특히 이번엔 아예 퍼져버리게 만들 정도였는데, 몸의 이상을 핑계로 내가 대충대충 살았던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해본다. 

 

푸바오양! 돌도 지나지 않은 너의 모습에 내가 위로를 받는다야~ 

- 영상 이미지를 스샷해서 사용한 탓에 해당 장면이 있는 유튜브 채널 링크는 달아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인것 같아서 아래에 링크를 달아둔다.

1. 푸바오(유튜브) 1보러가기

2. 마침내 나무 위를 오른 푸바오 영상(유튜브)

 

 

 

# 3

 

죄많고 부족한 인생살이였으나 나에게도 작은 소망 하나가 있다. 

지상교회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연옥교회에서의 새 삶을 살게 될 때, 연옥에서의 단련을 적게 받을 수 있도록 남은 생애 보속거리를 덜 만들고, 일상의 삶을 통해 내 지나온 삶을 보속하며 하늘에 공로를 쌓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사람들 만나는 것을 조심함은 물론이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늘 조심하고자 마음먹고 있다.(물론 잘 되진 않지만...)

 

사람들 만나서 즐기는 것을 좋아하던 내가, 그런 삶에서 돌아선 것도 어쩌면 기적일 수도 있겠다. 그 좋아하던 술도 끊었고, 소중한 생의 시간을 허송세월하게 만들던 이런 저런 중독거리들도 거의 다 끊어냈다. 하지만 언제 또 걸려 넘어질지 모르니, 과거의 악습들이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늘 깨어있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이리 산다해도, 세상을 살아오면서 말 몇 마디로 상처주고, 일을 하면서 상처 입혔던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 연락조차 닿지 않는 그 수많은 인연들, 관계들을 돌이켜보면 부끄러움과 죄스러운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시는 그와 같은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세상이라는 수도원'에서의 삶을 조심스레 이어가며 그저 또다시 나로 인해 상처받는 이가 생기지 않도록 나름 노력하며 지낸다.

 

허나...갚아도 갚아도, 아무리 기워갚아도 갚지 못할 것이 하나 있는데...바로 하느님 앞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그것이다. 교회의 가르침을 지키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방탕하고 자유분방하게 해석하며 탕진해버렸던 시간들에 대한 죄송함이다. 그것이 내가 지은 그 모든 죄들 가운데에서 가장 큰 죄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매일 일정 정도의 시간을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책을 읽고, 기도시간을 확보하며 하느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자 해 왔는데....

육체의 불편함과 고통이 좀 길어지니 ... '나태함'의 악습이 살아나고 하느님께 조심스레 다짐했던 것들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만다~

 

내가 나태하게 주저앉아서 뒹굴뒹굴 거리고 있는 동안 하느님께서 얼마나 혀를 차셨을지 .... 이 시간들이 어쩌면 하늘에 공로를 쌓을 수 있는 기회일텐데, 오히려 날려버린 며칠이 아니었나 싶다. 

 

 

# 4

'그러면 그렇지, 내가 뭐 항상 그렇지'라는 식의 낙담과 포기는 마귀에게서 오는 것.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나약함 때문에 쓰러졌다면 쓰러진 그 자리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몸이 아프다해도, 불편하도 해도 나에게는 오늘도,

내가 어찌 살았는가에 따라 충분히 풍성해질 수 있는 "완벽한 하루"가 주어져 있으므로!

 

"주님, 나약하고 부족한 죄인이나, 당신께 충실한 삶을 살고자 다시 일어나 새롭게 시작합니다. 아멘."

 

오늘의 잡감,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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